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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유우] 원피스

 

철썩거리는 잔잔한 듯 하면서도 묵직한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시야가 울렁거릴 정도로 작은 해적선 위에 서 있던 두 사람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돛을 펼치고,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를 체크하는 듯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꿈을 가득 안고 있는 녹색 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두 팔을 위로 뻗으면서 우렁찬 소리를 내뱉었다.

 

“바다로!!! 나왔다!!!!!!!!”


 

소금기를 담고 있는 비릿한 바다의 향기. 숨을 크게 들이쉬며 그 향기에 심취해 있던 햐쿠야 유이치로는 방금 전까지 자기가 살고 있던 섬에 작별을 고하고 작은 배에 올랐다. 어부들이 사용할 법한 배이긴 하나, 지금 자신에게는 모험의 시작점이 될 해적기가 없는 해적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가. 16살이 된 햐쿠야 유이치로는 드넓은 바다에 한 발짝 내밀었다.

처음부터 섬 밖의 생활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마을 어귀에 닿았던 작은 해적단. 마을 사람들에게 금은보화를 나눠주며 식량을 얻어갔고, 경계심 없던 아이들을 반기며 즐거운 바다 위 생활을 이야기 해주던, 자유를 손에 쥐고 있던 남자가 해주었던 이야기들은 햐쿠야 유이치로의 심장 속에 들어와 숨을 쉬게 해주고 있었다. 금방 섬을 떠난 이들이었기에 많은 모험담을 들을 수 없긴 했지만, 그 뒤로 유우는 바다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시작했다. 향해술부터, 자금(용돈)모으기,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 등등. 많은 것을 혼자 깨우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시간을 보내기까지 7년. 성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드디어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장 선생님에게 허락을 받고 작은 어선을 사들여 바다로 나오기까지 7년이 걸렸다. 

 

‘기다려. 당신을 금방 따라 잡고야 말테니까! 그럼 그 때는..’

 

“유우짱- 로그포스 제대로 확인하고 있는 거 맞아?”

“어, 어?! 이쪽이 아닌가?!”

“정말, 선장이면 로그포스 정도는 제대로 보고 있어야지!”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어 미카!”

 

강렬한 햇빛에 파도로 인해 반짝이는 윤슬처럼 반짝거리는 금발이 녹안에 들이닥친다. 새파란 하늘처럼 푸른 눈동자가 세상에서 단 한명 뿐인 선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꿉친구인 겸해서 부선장, 그리고 향해사로 자리 잡고 있는 햐쿠야 미카엘라는 아직까지 엉뚱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유우를 바라보면서 환한 미소를 그렸다. 언제나 자신의 미소를 챙겨주는 가족을 바라보면서 미카엘라는 유이치로를 따라 바다로 나온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미카엘라는 바다에 대한 관심을 따로 두지 않았다. 향해사가 되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뿐더러, 지금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가족들이랑 오순도순 행복하게 사는 것만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자신의 또래 남자아이가 파도에 실려 넘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자주 있는 일이었다. 바다의 어머니에게 아이를 돌려보낸다는 둥의 말을 하면서 자기 자식을 버리는 부모의 이야기. 햐쿠야 마을에서는 그런 아이들이 운이 좋게 섬에 닿아서 만들어진 마을이며, 이따금 순찰로 들어오는 해군에 의해서 소소한 물품을 지원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여기서 연장자라고 할 수 있는 미카엘라는 오늘도 어김없이 모래사장을 걷고 있던 중에 파도에 떠 밀려온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를 주울 수 있었다. 그 아이가 바로 아마네 유이치로였다.

상처를 많이 받은 고양이처럼 하악질만 거리고 있는 유우를 제압하는 것은 쉬웠고, 마을 무리에 속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각자 사정들이 있는 아이었고, 마음속에 큰 상처를 달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말로만 저리가라고 너희들이랑은 안 친해질 거라고 입에 달고 있던 유우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챙기고 있는 모습에 상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니까. 

목표가 없는 유우에게 목표란 것이 만들어지는 것은 좋았으나, 듣도 보도 못한 해적단의 선장의 말을 듣고 따라 해적이 되겠다는 말을 하는 유우를 보고 한숨밖에 나오지 못했다. 단순한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생각 없이 꿈을 정하고 이행하려고 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혼자 가려고 하는 것을 어떻게든 말려 향해술을 같이 배우면서 바다에 나오기까지가 아마.. 5년. 정말 많이 싸우고, 체력을 기르고, 바다에 대해 공부를 하고 그랬었지. 이런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던 해군은 ‘해군이 되고 싶은 거니?’ 란 물음에 해적이 될 거라고 말을 하려는 유우의 입을 막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이었는지 모른다.

미래에 범죄자가 되겠다는 데. 평범한 어른이라면 이 꼬맹이를 두고 보지는 않겠지.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왜 말을 막냐고 투덜거리는 유우를 보면서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정말 혼자 둘 수 없다니까.

 

“유우짱.”

“응?”

“역시 넌 바보인 것 같아.”

“하?!”

 

화를 내면서 따라오는 유이치로를 따돌리며, 해적기도 달려있지 않은 작은 배 위에서 뛰어다니며 웃음을 흘렸다. 어느 순간부터 기분이 풀렸는지 따라 미소를 짓는 유우의 얼굴을 보면서 미카엘라는 크게 뛰고 있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조심해야했다. 저 미소만큼은 자신이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미카엘라는 끝이 보이지 않은 넓은 바다를 바라보았다. 

 

“미카! 미카아!!”

 

세상이 온통 붉었다. 드디어 마음을 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이별이 다가오게 되었을 줄은 어떻게 알았을까. 아니, 서로의 마음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끝까지 동료를 늘리지 않으려고 했던 유우, 나만 곁에 있어주면 된다고 미소를 짓던 유우, 바보라고 놀릴 때마다 화를 내긴 했지만 금방 풀면서 미소를 짓던 유우.. 그런 유우를 어르고 달래면서 천천히 동료를 늘렸다. 그의 곁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 선장이기 전에 가족처럼 믿고 따르는 이들이 생겼다. 이제는 내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 이제 시간이 되었다. 자신의 혈통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에서는 전혀 몰랐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악마의 속삭임이 낳은 것처럼 특이한 체질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바다의 저주를 받아 헤엄을 칠 수 없다는 것 또한.. 그리고, 죽어야만 특이한 체질을 누군가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것까지.

 

“유, 우..짱.. 꼭.... 그, 사람을.. 만나...-”

 

나의 힘이 유우에게 도움이 되길. 그의 꿈에 한 발짝 나설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햐쿠야 미카엘라는 미소를 지으며 붉게 젖은 손으로 눈물을 보이고 있는 유이치로의 볼에 손을 얹었다. 

w.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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